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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 ASF 발생농장 지역…모두 수매·살처분 실시
양돈농가·기초지자체서 정부차원 보상·지원 요구
“1% 가능성 막자”…비용 지출 감수하고 확산 차단
농식품부 "지자체서 우선 부담..특별교부금 지원"

지난 4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의 돼지농장에서 살처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정부가 지금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시·군의 돼지 전량 처분을 시행하고 있다. ASF 바이러스가 더 이상 추가 확산하지 않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ASF 최초 발생 후 고비로 지목한 3주가 지나가는 가운데 이번 방역대책이 효과를 볼지 관심이 쏠린다.

6일 농림축산시품부에 따르면 현재 김포·파주시 전역의 돼지에 대한 수매 후 살처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90kg 이상 비육돈을 정부가 사들여 이상이 없을 경우 도축해 비축하고 의심증상이 있거나 수매 대상이 아닌 돼지는 모두 예방적 살처분을 시행한다.

지난 2~3일 김포·파주시에서 ASF 4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지자체와 정부가 결정한 조치에 따른 것이다. 당초 협의가 지연되던 연천군도 발생농장 반경 10km 내 돼지농장에 대해 수매와 예방적 살처분을 시행키로 했다. 앞서 ASF가 5건 발생한 인천 강화군 역시 관내 사육돼지 3만8000여마리 살처분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조치로 현재 ASF 발생농장 13개가 위치한 강화군, 김포시, 파주시, 연천군은 사실상 모든 돼지를 처분한다. 경기 북부 중심으로 퍼진 ASF 바이러스가 남쪽인 충남 등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살처분 돼지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오전 6시 현재 살처분 대상 돼지는 발생농장 인근과 강화군 추가를 합해 현재까지 89개 농장, 14만5163마리다. 김포·파주시의 추가 수매 또는 살처분 대상은 6만여마리로 파악하고 있다. 연천군 물량까지 더하면 20만마리를 훌쩍 넘을 전망이다.

살처분 비용 증가도 불가피하다. 농식품부는 9만8000여마리에 대한 살처분을 진행할 당시 보상 비용이 246억원 정도라고 추산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20만마리 이상에 대한 보상에는 500억원 이상이 들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여기에 살처분을 위한 인력 투입이나 장비 등은 추가로 들어간다.

초기 대처가 다소 과하다는 지적이 있고 지자체나 농업계의 반발도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는 국내 처음 발생한 사례인 만큼 확산 차단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농민들은 지자체와 정부가 일방적 살처분을 진행했다며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한한돈협회 경기도협의회는 정부의 선 수매·후 살처분 방침에 대해 성명서를 내고 해당 농가들의 동의가 없었으며 향후 재입식(재사육) 전망이 어려워 폐업의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수매, 예방적 살처분은 물론 재입식 제한 기간 중 발생하는 소득 손실에 대한 보장도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지자체가 사태 심각성에 따라 자체 결정한 것으로 우선 지자체와의 협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기초지자체는 예산 부담이 늘어나자 예방적 살처분에 대한 100% 보상과 살처분 비용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초지자체의 경우 살처분 비용을 전담해 부담이 크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구했다. 이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관계부처와 신속히 검토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 관계자는 “예방적 살처분 농가에 대한 100% 보상은 물론 살처분 비용에 대한 지원도 일정 부분 이뤄질 예정”이라며 “행정안전부 특별교부금 등을 통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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