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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한국공항공사서 `항공사 CEO 간담회` 가어
LCC 중심 애로사항 터져 나와…"동남아 노선까지 피해"
국토부, 공항시설 사용료 납부유예 등 지원방안 검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0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항공사 CEO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항공 업계의 어려움이 지속하자 정부와 항공업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10일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2층 대회의실에서 ‘항공사 전문경영인(CEO)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 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을 비롯해 우기홍 대한항공(003490) 사장과, 한창수 아시아나항공(020560) 사장 등 10개 항공사 CEO가 자리했다.

◇LCC 중심 항공업계 애로사항 전달…“퇴로가 없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항공 업계들의 호소가 줄을 이은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저비용항공(LCC) 중심으로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불매운동에 따른 항공업계 악화와 더불어 신종 코로나 사태 탓에 동남아 노선까지 영향을 받는 등 타격이 심한 모양새다.

간담회 이후 정홍근 티웨이항공(091810) 대표이사는 “중국 노선만의 문제가 아니다. (신종 코로나 사태 탓에) 홍콩과 마카오 등 주력 노선이 어마어마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어려움에 따른) 퇴로가 없다. (축소된 노선에 대한 대안으로) 갈 데가 한 군데도 없기 때문에 비용 절감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한태근 에어부산(298690) 사장은 간담회 내용과 관련해 “여러 상황이 있기 때문에 자금문제 부분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며 “항공사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자금과 세금문제 이야기 등에 대해 건의를 드렸다”고 전했다. 조성길 플라이강원 공동대표는 “국토부가 전반적으로 방향을 잘 잡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국토부에서는 착륙료 인하라든가 전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우기홍 사장(오른쪽 세 번째)이 10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항공사 CEO 간담회’ 시작에 앞서 시계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토부 “한·중 운수권과 슬롯 미사용분 회수유예 조치”

이날 김 장관은 “항공편은 국가 간 인적·물적 이동의 핵심 수단인 만큼 감염의 영향을 가장 먼저 직격으로 받는 분야”라며 “실제 지난 1월 23일 중국 정부의 우한 지역 봉쇄 이후 항공 노선 편수는 현재 약 70% 감소했다”며 운을 뗐다. 이어 “앞으로 중국 정부에 추가적인 지역 봉쇄 조치가 이어질 경우 한·중 노선은 더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며 “제3국의 감염 유입 우려로 싱가포르와 태국 등 동남아 지역까지 항공 피해가 확산할 우려마저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신종 코로나 사태가 과거 사스나 메르스 사태보다 항공 업계에 더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2003년 7월 발병한 사스 감염증은 발병 4개월 만에 항공 수요가 8.4% 감소했고, 2015년 메르스의 경우 한 달 만에 12.2%가 감소했다. 반면 신종 코로나는 발병한 지 2개월이 채 되지 않았지만 항공 수요가 32.5% 급격히 떨어지는 추세다.

김 장관은 “정부는 신종 코로나 탓에 위기에 처한 항공업계를 감안해 적극적인 지원을 시행하고자 한다”며 “한·중 운수권과 슬롯 미사용분 회수유예 조치를 즉각 시행했다. 또 대체노선 개설을 위한 사업계획 변경, 수요 탄력적인 부정기편 운항 등 신속한 행정지원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국토부는 항공업계 파급영향 등 피해 정도에 따라 공항시설 사용료 납부유예·감면 등 단계별 지원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모인 정부 및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신종 코로나 사태 탓에 서로 악수 대신 주먹 인사를 하거나 가벼운 목례를 나누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송승현 (dindibu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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