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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공정거래위원회 출입기자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경제 콘트롤타워는 홍남기 경제부총리"라며 "각 부처 장관이 야전사령관이면 청와대 정책실장 역할은 병참기지"라고 했습니다.

그는 "각 부처 장관들이 현장에서 충실히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여러 현안들을 협의하고 조정하는 도움을 주는데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제이노믹스' 설계자인 그가 현 정부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에서 정책 의사결정의 최상단으로 자리를 옮기자, 경제 콘트롤타워가 아예 청와대로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문에 답한 것입니다.

김 실장은 지난 21일 오후 세종시 공정위 청사에서 이임식 직후 기자실을 방문해 향후 역할에대한 공정위 출입기자들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습니다.

정책 목표에 대해 그는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일자리와 소득을 개선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실장은 원활한 정책 추진을 위해 다양한 계층과 만날 것이며 재벌 기업과도 만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당사자의 요청이 있다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만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김 실장은 청와대 정책실장으로서 정책의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업무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겠느냐는 질문에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세 가지 축의 선순환적 관계를 만들어내는 기조는 일관되게 갈 것이나, 현재 상황에서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책자원을 집중 투입하는 노력은 필요할 것"이라며 "지금은 국민들께 필요한 일자리와 소득에 집중하는 데 당연히 우선순위를 둬야 하는 환경"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혁신적 포용국가 토대에 사람 중심의 경제를 만든다는 기조는 일관되게 가는 것"이라며 "다만, 그때그때 경제환경에 필요한 정책을 보완하고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충분한 유연성을 갖추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기본적으로 홍남기, 유은혜 부총리를 중심으로 각부처 장관들이 일을 추진해야 하며, 정책실장의 일은 각 부처의 일들이 체감되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선에서 지원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정책실장 업무 범위를 보니 솔직히 상상을 초월했다"라며 "각 부처 장관과 홍남기·유은혜 부총리가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병참기지에 있는 사람으로서 충실히 지원하고자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김 실장은 이임사에서 공정거래위원장 임기를 채우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며 "문재인 대통령이 뜻하는 바가 있다고 해서 정책실장으로 간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그는 "대통령의 뜻을 미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라며 "우리 정부가 하는 일을 국민들께 잘 설명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잘 듣고, 그러면서 체감하는 성과를 내도록 열심히 일해달라는 취지의 뜻으로 이해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공정위 업무와 관련해서는 "올해 공정위원장 3년차를 맞아 공공기관의 공정거래 모델을 만들어 확산하고 특수형태 종사 근로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고지침 개정 등을 추진해 왔다"며 "다음 위원장이 어느 분이 오든 이런 방향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관심 갖고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인사가 경제정책 라인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해석에 대해서는 "나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자세한 언급을 피했습니다.

'회전문 인사'라는 평에 대해서도 "대답 못 하겠다"고 했습니다.

시민사회에서 '재벌 저격수'로 불리던 김 실장의 청와대행에 대해 일부 기업들이 우려하고 있다는 언급에 대해 그는 "김상조가 정책실장으로 가면 왜 기업의 기가 꺾일 것으로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공정경제는 혁신성장을 위한 토대라고 누누이 강조해 왔고, 공정거래위원장으로서 일하면서 한편으론 거칠다는 얘기를 듣고 한편으론 느리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그 가운데 길로 꾸준히 가는 것이 공정경제에 이르는 일이라 생각하며 일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기업들이 우려하신 일은 없을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는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있을 때보다 더 재계, 노동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있을 때는 업무 성격상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었지만 정책실장으로선 오히려 재계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와 더욱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벌 총수를 만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엔 "원하시면 누구라도 만나서 얘기를 듣겠다"고 했으며, 그 당사자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라도 만나겠느냐는 질의엔 "요청하면 만나겠다"고 답했습니다.

김 실장은 "정책실장의 업무는 예측가능하고 지속가능한 식으로 할 것"이라며 "이것이 기업에 가장 우호적인 환경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석민수 기자 (m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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