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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가 당내 신임 투표에서 살아남았다. 그러나 '파티게이트'로 도덕적 흠결이 난 상태에서 41%에 달하는 불신임표를 받은 존슨 총리는 지도력에 큰 상처를 입게 됐다.



존슨 총리는 6일(현지시간) 실시된 보수당 하원의원 신임 투표에서 찬성 211표, 반대 148표로 신임을 받았다고 BBC가 보도했다. 보수당 규정에 따라 소속 의원(359명) 과반인 180명 이상의 지지를 받으면 당대표직을 유지한다. 투표 직후 존슨 총리는 "설득력 있고 결정적인 좋은 결과"라며 "이제는 국민을 돕는 일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조기 총선을 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존슨 총리는 의원들에게 공약한 대로 세금 인하, 경기 부양 등을 추진하며 지지 기반 확대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존슨 총리의 앞날이 밝지만은 않다. 존슨 총리가 얻은 찬성률이 59%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는 2018년 12월 테리사 메이 당시 총리가 신임 투표에서 얻은 63%보다 낮다. 메이 전 총리는 신임을 받았지만, 브렉시트 난항의 책임을 지고 결국 6개월 후 사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와 인플레이션, 유럽연합(EU)과의 갈등 등 산적한 과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존슨 총리도 메이 전 총리의 길을 밟을 수 있다. 당초 신임 투표에서 존슨 총리가 쉽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내각에 참가한 의원만도 수십 명인 데다 2019년 총선 때 노동당 우세 지역에서 존슨 총리의 영향으로 당선된 의원이 많은 덕분이다. 뚜렷한 차기 총리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존슨 총리에게는 유리했다. 가장 유력한 차기 총리감으로 꼽히던 리시 수낙 재무부 장관은 존슨 총리와 함께 범칙금을 부과받았다.40%가 넘는 반대표는 존슨 총리에게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텔레그래프는 존슨 총리에 대한 신임 투표는 보수당을 분열시킨 '공허한 승리'라고 전했다.영국 일간 가디언은 '예상치 못한 대규모 반란'이라고 평가했다. CNN은 투표를 앞두고 존슨 총리 측이 80표 차이로 승리하는 걸 최악의 시나리오로 여겼다. 하지만 실제 찬성표와 반대표의 격차는 63표로 전망치보다 훨씬 적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존슨 총리의 정치적 감각 부족, 평소 부주의한 행동과 발언, 지도자에게 걸맞지 않은 역사의식, 정체성 결여, 자신의 편을 만들지 못하는 대인관계 기술 등이 그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해석했다.오는 23일 보궐선거가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CNN은 전했다. 이 선거에서 보수당이 패하면 2024년 총선 결과에 불안을 느낄 의원들이 존슨 총리에게 사퇴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여론도 좋지 않다. 최근 영국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따르면 영국인의 54%가 존슨 총리의 국정 운영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벤 월리스 국방부 장관과 리즈 트러스 외교부 장관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점도 존슨 총리에게는 부담이다. 월리스 장관과 트러스 장관이 유력한 차기 총리로 떠오르고 있다고 BBC가 전했다.존슨 총리에 대한 신임 투표를 요청한 제시 노먼 보수당 의원은 "존슨 총리가 재임하는 것은 보수당을 지지하고 대표하는 수만 명의 사람과 유권자를 모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디언은 "존슨 총리와 그의 동맹은 이번 투표를 승리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많은 보수당 의원은 이번 쿠데타(신임 투표) 시도가 그의 총리 임기 끝을 알리는 시작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야당인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존슨 총리를 지지하는 보수당은 분열됐다"고 주장했다.존슨 총리는 코로나19 봉쇄로 모임이 금지된 시기에 총리실 파티에 참석한 일로 경찰로부터 방역 규정 위반으로 범칙금을 부과받았다. 지난달 25일에는 총리실 내에서 술판을 벌인 사진이 공개되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고조됐다. 지난 3일 여왕 즉위 70주년 기념행사에서는 존슨 총리 부부가 야유받는 모습이 전국에 생중계돼 권위에 금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