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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청약자 300%로 확대

무순위 청약 부작용 커지자

이제야 수·용·성 등에 시행

“공급 안늘리면 쏠림 계속돼”

정부가 뒤늦게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 신규 아파트 청약 예비당첨자 비율을 확대, 이른바 ‘줍줍(무순위 청약 당첨)족’의 분양 아파트 당첨 방지에 나섰지만, 여전히 공급부족 현상이 심각해 당분간 신규 분양시장의 쏠림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16일부터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뿐만 아니라 수도권 비규제지역과 지방 광역시에 주택의 예비당첨자 비율을 기존 40%에서 30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6일 국토부에 따르면, 본청약이나 예비당첨자 선정 이후에도 미계약, 부적격 취소 등으로 잔여분이 발생하면 사업주체가 인터넷 접수 등을 통해 무순위 청약을 하고 있으나 일부 지역에서 현금 동원력이 있는 다주택자들이 몰리며 엄청난 경쟁률을 발생시키는 등의 부작용이 잇따랐다. 지난달 분양한 경기 수원시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의 경우 무순위 청약에 몰린 사람들로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이 아파트 무순위 청약에는 42가구를 모집하는 데 6만8000여 명이나 몰렸다.

이에 국토부는 예비당첨자를 대폭 확대해 최초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거나 부적격 물량이 나와도 당첨되지 못한 1·2순위 내 후순위 신청자가 계약할 기회를 갖도록 했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지난해 5월부터 예비당첨자를 전체 공급물량의 500%까지 선정하고 있는데, 이후 무순위 청약물량은 전체 공급량 대비 1.2%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처럼 제도시행에 따른 효과가 뚜렷함에도 정부가 직주여건이 우수한 수도권 비규제지역에 대해 뒤늦게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른바 ‘수·용·성’(수원·용인·성남) 지역의 부동산 시장 불안정에 신규 아파트 시장의 무순위 신청자 쏠림 현상도 한몫했기 때문이다. 특히 예비당첨자 비율 확대는 다른 부동산 규제와 달리 법 개정 등의 절차가 필요 없어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 전 시행도 가능했다. 국토부는 이와 더불어 분양가 상한제 대상이 아닌 곳에도 장애인이나 신혼부부 등 특별공급 당첨자에 대해선 3∼5년의 거주의무 기간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불필요한 시장의 쏠림을 막고 투기 요인을 미연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조치들이 서울에 인접하고 정주 여건이 우수한 비규제지역의 아파트 분양 쏠림현상을 대폭 완화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지금의 수도권 부동산 강세를 이끌고 있는 것은 실수요자들이기에 일부 현금보유 줍줍족을 배제하더라도 신규 분양시장의 쏠림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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